역대 지방선거, 임기 초반 여당 유리
지방선거는 1995년부터 모두 7차례 실시됐다. 역대 지방선거 승패는 대부분 대선과 시차에서 비롯됐다. 임기초반 실시된 1998년, 2018년에선 여당(범 진보) 승리로 귀결됐고, 임기 후반 실시된 2002년, 2006년엔 야당(범 보수)이 승리했다. 즉 임기초반엔 국정안정 민심이 표출된 반면 임기 후반엔 정권심판이 부각된 것이다.
임기중반에 실시된 1995년 지방선거는 국정안정 여론이 다소 우위를 점하면서 여당(범 보수)이 가까스로 이겼다. 다만 1995년엔 민주자유당, 민주당, 자유민주연합 등 3당 체제로 팽팽한 균형이 유지됐다는 평가도 있다. 임기 중반 실시된 2010년, 2014년 지방선거에선 무상급식, 천안함 폭침, 세월호 침몰 등 대형이슈가 부각됐지만 여야 무승부로 나타났다.
오는 6·1 지방선거는 역대 지방선거 사례로 볼 때 국민의힘 선전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 대선 이후 50여일 만에 치러지는 선거로 국정안정 여론이 반영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검수완박(검찰수사권 축소법안) 일방처리, 청문정국 장기화, 5.21 한미정상회담도 국민의힘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변수들이다.
대선 흐름과 유사… 국힘 10곳-민주 4곳 안팎 우세 전망
지난 3·9 대선 국민의힘은 광역단체 기준으로 10개 시·도(영남 5곳+충청 3곳+서울+강원)에서 우세를 보였다. 민주당은 7개 시·도(호남 3곳+경기+인천+세종+제주)에서 앞선 것으로 집계됐다. 오는 6·1 지방선거에서도 지난 3·9 대선과 유사한 흐름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투표율이 낮아지는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이 상대적으로 선전할 가능성이 커질 수도 있다. 지난 3·9 대선 투표율은 77.1%를 기록했다. 2018년 지방선거 투표율은 60.2%였다. 한편 보수성향이 강하고 투표율이 높은 60대 이상 유권자 비중은 30%에 육박했다(3·9 대선 기준).
따라서 6·1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의힘은 3·9 대선 우세지역 10개 시·도를 모두 지킬 가능성이 있다. 민주당은 호남 3개 시·도 외에 3·9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가 큰 폭으로 앞섰던 제주에서 강세가 예상된다.
지난 3·9 대선에서 민주당 이 후보가 승리한 인천, 경기, 세종에선 양당이 치열한 접전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3·9 대선 인천 득표율은 민주당 이 후보가 48.9%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47.1%)를 간발의 차이로 따돌렸다. 그러나 투표율 하락, 젊은층 불참 등이 예상되는 6·1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유정복 후보가 다소 우위를 점할 것으로 평가된다.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유 후보가 다소 앞서가는 양상이다.
경기도에선 초반 민주당 김동연 후보가 상당히 우세를 점했다. 그러나 국민의힘 김은혜 후보가 유력한 대선주자였던 유승민 전 의원을 꺾고 본선에 진출하면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두 후보는 다수 여론조사에서 엎치락뒤치락하며 오차범위 내 접전을 이어가고 있다. 무소속으로 출마한 강용석 후보도 인지도를 바탕으로 선전하고 있다는 평가다.
세종은 그동안 민주당 텃밭으로 평가되어 왔다. 하지만 지난 3·9 대선에선 양당의 격차가 상당히 줄었다. 이 후보는 51.91%를 획득해 윤 후보(44.14%)를 제쳤다. 양측의 격차는 7.8%였다. 이번 6·1 지방서거에선 양당의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민주당은 이춘희 세종시장을 공천했고 국민의힘 후보론 세종특별자치시당 위원장이 나선다.
검수완박·청문정국·이재명-안철수 출마·한미회담·핵실험… 승패 가를 변수들
6·1 지방선거 승패를 가를 최대 변수는 검수완박으로 평가된다. 3·9 대선은 국회 입장에서 보면 중간평가를 받은 것이나 진배없다. 즉 민주당이 172석으로 국회를 장악하고 있지만 강행처리를 하지 말라는 것이 대선 민심인 셈이다. 국민이 이를 대선불복으로 받아들인다면 민주당이 불리해질 수 있다.
청문정국도 핵심 변수다. 총리 인준 지연, 정호영 보건복지부장관 후보자 임명 강행 논란도 어떻게 매듭짓느냐에 따라 선거 민심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이밖에 이재명 상임고문 인천 계양을 출마, 안철수 전 인수위원장 경기 분당갑 출마도 주요 변수다. 한미정상회담과 북한 핵실험도 여야 승패를 가를 주요 변수들이다.
한편 코리아리서치 여론조사 결과 이번 6·1 지방선거가 국민의힘에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6.1 지방선거와 관련해서 '국민의힘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가 51.1%. '더불어민주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가 42%로 새로운 정부를 견제하는 방향보다는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뒷받침해야 한다는 여론이 9.1%포인트 더 높았다(MBC의뢰·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포인트·여론조사 관련 구체적인 내용은 코리아리서치 및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글쓴이=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
시대정신연구소 소장
디오피니언연구소 부소장
청와대 행정관
전북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위원
저서
엑소더스코리아(공저)
지방선거가이드북(공저)